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먼저 본 소감

 

기어코 보고야 말았습니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1977년 루크 스카이워커의
영웅담에서 시작해서
미국의 건국신화로까지 불리며
영화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블록버스터의 원형이 되어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
만들어져 온 시리즈.

승승장구 도중에 팬들마저
등을 돌릴 정도로 혹독한
평가를 받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와
스핀오프의 처참한 실패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의 뒤를
잇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스카이워커’ 사가의
최종편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전세계적인
팬덤과 흥행과는 전혀
상관 없이 그저 그런 헐리웃
시리즈 영화 정도의 대우를
받기도 하는, 그야말로
재미있는 시리즈이기도 하구요.

이 작품 지난 16일 미국 프리미어 이후
로튼토마토나 메타 등의
평가가 형편 없어서 보기 전에
대단한 기대를 가진 건 아니지만,
팬으로서 궁금증은 감출 수가 없더군요.

*최대한 줄거리와
스포일러 요소 언급은 없도록
쓰려고 하지만, 아래부터의 감상에는
본의 아닌 스포일러가 담길 수
있으니 이 부분이 우려되시는 분은
읽지 말아주세요.

그래서 어찌어찌 챙겨본 감상의
첫마디는..

저는 좋았습니다.


기존의 스타워즈 시리즈가
영화관에 찾아온 관객들에게
어필하려 했던 특유의 허세와
분위기, 그리고 새롭고 젊은
팬층과 소통하려다 실패하고
오히려 로열 팬들까지 등돌리게
만들었던 노력에서 탈피하고
시리즈 고유의 세계관에
집중하려는 듯한 모습이 좋았습니다.

두 시간 사십분이 넘는
그야말로 에픽 다운
풍부한 스토리, 빠른 전개,
나름 떡밥의 충실한 회수,
마치 팬들의 불만 댓글에 CS 차원의
배려를 한 것 같은 캐릭터와 설정 등,,,,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보면서 ‘어엇!!’ 하고 놀랐던
장면도 꽤 됩니다. 에피소드 7,8,9 에서
(순전히 좋은 의미로)
의외로 느껴진 놀람으로는
이번 신작이 제일 많았던 듯 합니다.

물론, 모든 게 다 좋지는
않았고 급박한 페이스 속에
일방적인 희생, 다음 전개를 위한
기계적인 대사와 설정, 그리고
어색한 순간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 정도의
어색함은 여덟편의 전작 어느 작품도
피해갈 수 없는 함정이란 생각도 들었네요.

.. 먼저 개봉한 나라들의 평론가와
관객들의 평가를 보면 이 작품이
역대급 마무리라는 호사로운
지위를 누릴 일은 없어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야기의 드리마틱한
진행 동력은 시리즈를 잘 모르는
관객들에겐 수학의정석 2-2권부터
공부를 시작하는 듯한 느낌을
줄테니까요.. 이런 측면에서만 봐도
두루 사랑받고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제작진이 갈팡질팡하지
읺고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내려
했다는 점에서는 평가를 해주고 싶네요.

P.S.
엔딩 크레딧의 스코어 트랙은
이제 국내 예능에서 스타워즈의 메인 테마를
희화해서 사용하는 걸 막고 싶을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자, 그럼 다음에도, May the Force be with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