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감동까지 느꼈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세번째 본 소감 (feat. 스포일러)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드디어 국내에도 개봉했습니다.
스타워즈 열혈팬인 후배와 함께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후배가 용아맥
좋은 시간/좋은 자리까지 예매해준 덕분에)
세번째로 감상했습니다.
처음 두번은 오사카 원정 감상으로
영어 음성에 일본어 자막으로
봤지만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어서
새롭게 알게 된 스토리는 없었고
오히려 번역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블 영화에서 문제가
되곤 하는 번역은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깔끔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 자체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먼저 본 소감과 IMAX 3D 포맷
감상기를 올린데다 이제 국내에도 정식 개봉했으니
세번째 감상기는 스포일러도 포함된
리뷰로 써보려 하고, 이번에는 스틸에 대한
소감 형식으로 작성하려 합니다.
*지금부터의 글에는 많든 적든
스포일러가 될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존재 자체가 떡밥이었던 주인공 레이는
이제 당당한 시리즈의 아이콘으로 승격됐습니다.
'이제서야'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라도'라는 표현을 더해주고
싶습니다.
사실 이번 작품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이하 <라오스>)에서 제게 가장 미스테리한 부분은
레이의 출생의 비밀이 아니라 그녀가 입은/두른 옷은
어떻게 어떤 상황에도 젖지 않고 더럽혀지지 않는걸까,
였을 만큼 개봉 전 최대의 떡밥은 오프닝 장면에서
이미 대대적으로 오픈되고 있죠.
그 이후 자신의 거대한 힘에 스스로 압도 당하고
고민하는 장면, 카일로 렌과의 최첨단 방식의 재회
(이제 비전 저편의 상대방 목걸이를 가로채거나
타격까지 입힐 수 있는 신비한 포스라니!!) 등
여러 장면에서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모습은 이제 의젓해 보입니다.
히로인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수많은 팬들의 눈길이 머무는 시리즈의
중심 축이라는 점에서 데이지 리들리/레이/
레이 *** or 레이 *****의 존재감은
이제라도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조리와 자나 캐릭터는 최근 헐리웃의
히로인 캐릭터를 우대하는 트렌드에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을 떠나
충분히 흥미로운 조연들입니다.
대화를 통해 충분히 강조되는
인연과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두 인물이 각각 포와 핀과 슬쩍슬쩍
쌓아올리는 로맨틱한 순간은 각박한(??)
우주전쟁 속 감칠맛의 역할까지,,,,
물론, 그 사이 오그라드는 대사와 설정이
동원되는 건 조연의 숙명이라 묻어두기로 하죠. @.@
'로즈' 캐릭터에 대해서 언급 안할 수 없죠.
제가 <라오스>가 <라스트 제다이> 이후
쏟아진 팬들(과 관객들의) 불만을 분석하고
수정한 증거물(??)로 제시하고 싶은 게
바로 로즈 캐릭터입니다.
패미니즘/히로인 컨셉에서 완전히
빼버리지 않았고 하지만 그렇다고
기계적인 조연 이외 특별한 비중을 맡기지도
않았다는 측면에서 (배우 개인의
매력도 측면을 떠나) 시리즈 내 캐릭터에
대한 그나마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핀과 포 다메론의 캐릭터는
스테레오 타입 이상을 보여준건가?
자문하게 만듭니다.
<라스트 제다이>에서 묘사된
'포스' 확산의 조짐을 계속 암시하는
핀이지만 액션영화 영웅 정도의 묘사에
머문 듯 보이는 게 사실이고,
('느낌이야' 정도론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우)
특히 목숨을 건 전투기 편대를
이끄는 장군임에도 불구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포의 모습은 그가 다혈질의 전투 영웅일 순
있지만 새로운 시리즈를 이끌어 갈 리더는
아니라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느낌 이었습니다.
(혹시 이건 레이에게 무게감을 실어주려는
제작진의 빅픽쳐?! 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이번 편 촬영을 가장
'즐겼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빌리 D. 윌리엄스 (랜도 칼리지안 역)이
아닐까 합니다. ㅋㅋ
고령이라 그랬는지 비중을 조절하느라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확실한 존재감이 있고
(심지어 책임감의 무게에 고민하는 포에게
멋드러진 충고도 합니다),
하일라이트 액션 씬까지 계속되는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 같네요. ㅋㅋ
예고편에서 붉은 눈을 한 씨스리피오가
등장했을 때 '레이와 함께 시스에 흑화된 것
아니냐'며 흥분한 사람들도 있었더랬죠....
<라오스> 속 드로이드들은
(귀요미 역할을 위해 추가로 배치된
'D-0'를 포함해서) 철저히 작전의 수행과
소소한 유머 역할에 충실한 배역을 맡았습니다.
요 사이보그와 드로이드들에
반하거나 무시하거나,,,,
포스터와 예고편을 통해
가장 크게 부각되었던 레이 vs 카일로 렌의
광선검 대결은 여러차례 펼쳐집니다.
시리즈가 계속되며 레이도 두 명의
마스터에게 제다이 훈련을 받은 상태라는
설정이니 이제 두 사람의 비등비등한
대결도 말이 되는 상황.
한 가지 재미있는 건 <라오스>에서
카일로의 존재감과 정석을 따르지 않는 듯한
그의 검술이 압도적으로 보여진다는 점 입니다.
자신의 광선검으론 마지막으로 레이와 싸우는
대결 장면에서도 그는 시종일관 여유있는
합으로 레이를 압도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개인적으론 이 부분도 (팬들의 CS가 반영된건지)
<깨어난 포스> 때의 미성숙한 모습과
<라스트 제다이> 때의 어정쩡한 모습에서
마침내 <라오스>에서 확고한 캐릭터 상을
정립하는데 성공한 것 같아 흥미롭고 좋았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 고유의 매력이
한껏 발휘된 액션 장면들에는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대만족....
마지막 장면의 반전 설정이 조금 낯간지럽긴 하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유사한 장면이지만
확실히 다른 무게감과 전율..)
하늘을 가득 매운 스타 디스트로이어나
(뻔뻔스레) 부활한 팰퍼틴의 손꾸락 공격은
제작진이 적어도 이 시리즈의 하일라이트 전쟁 씬에서
팬들이 바라는 게 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는
인상을 줍니다. (뭐,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ㅠㅠ)
여담이지만 <라오스>에는 그동안 팬이 아닌
일반관객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려
애써 새로운 캐릭터와 메카닉 위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다 이제 완전히
무장해제, 시리즈의 대단원에 집중하려는 듯
클래식 팬의 향수를 자극하는 메카닉, 비히클, 드로이드 등이
대거 보란 듯이 등장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이 장면부터 '마지막 키스'까지는
제작진의 고심과 나름의 해결책이
광선검처럼 빛을 발하는 순간들 입니다.
팬이건 아니건을 떠나 '스카이워커' 사가의
마지막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수긍할 만 하다'는
감흥을 심어주긴 쉽지 않았을 상황에서
시리즈 고유의 이야기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사실 이 표현에는 특정 설정에 대한
팬들의 원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애정과 예우를 담아
'대단원의 막'으로 가는 길을
확보했다는 점에선 제작진의
선택과 뚝심을 지지합니다.
영화 감상 후에 받은 포스터.
각 상영관마다 다른 버전 배포중인 듯,,,,
국내에서의 시리즈 인기 수준이나
어제 개봉일 흥행 차트에서 <닥터 두리틀>에 밀리고
본 관객들의 평가도 뜨듯 미지근,
(오히려 팬들은 대략 만족, 일반인은 폭망 반응으로 보입니다)
이제 예매율마저 1위를 내준 상황에서
2주차, 3주차 특전을 기대하는 것보단
볼 수 있을 때 보는 게 답인 듯 합니다만?!
.. 마지막으로 (제목에도 적었듯)
이 시리즈 중에서 가장 정서적인 감흥을 느낄 수
있었던 한 장면에 대해서 언급하려 합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팬이고
수많은 굿즈와 피규어를 통해 스스로
스덕(스타워즈 덕후)임을 인증 또 인증하지만
스타워즈 영화를 극장에서 보면서 '드라마적 감동'까지
느꼈던 순간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존 윌리엄스의 스코어가 항상
더 감동적이었던 듯??)
그런데 이번 <라오스>를 보면서, 그것도
세번째 보면서는 (뜻밖의 등장) 한 솔로와
'벤 솔로'의 대화 씬을 보면서는 그야말로
'짠'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그 장면에는 <깨어난 포스>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카일로 렌의 선택(과 한 솔로의 퇴장)과
<라스트 제다이>에서 그런 식으로 퇴진하는 루크의 모습에
동의할 수 없었던 팬들의 분노와 쓰다듬는
세련된 영화적 언어와 40년이 넘는 시간을
아우르는 지혜가 담겨있는 듯 합니다.
두 사람의 대사 한 줄 한 줄,
(미리 알았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사가의 마지막 편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준 바로 그 커스튬을 입고
연기하는 관록 있는 배우 해리슨 포드의 얼굴,
불안정한 캐릭터 고유의 모습을
짧지 않은 시간 형상화시킨 아담 드라이버의 노력,
그리고 그 절묘한 타이밍과 상황 설정은
충분히 공감할 만 했으며
다스 베이더의 탄생 씬 이외에는
개인적으로 건질 게 없었다고 생각하는
에피소도 1~3보다는 7~9이 그래도 더
낫다는 생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폭제가 된 명장면 이었습니다.
자, 그럼 다음에도, May the Force be with You.